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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78
제목 “한반도 평화와 교황 방북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하자”
작성자 hiajinta
작성일자 2019-03-21
조회수 195
추천수 0
 
 
“한반도 평화와 교황 방북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하자”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특별 대담
▲ 알프레드 슈에레브 주한 교황대사가 "생동감 있는 한국 교회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제11대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그가 주한 교황대사로 임명된 지 1년이 됐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성직자로 꼽힌다. 2013년 3월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때부터 만 1년간 제1 개인비서로 교황을 보필한 이력 때문이다. 교황을 닮아서일까. 소탈하고 친근하며 유머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교황대사로 임명받고도 거의 3개월이 지난 2018년 5일 27일 부임한 그는 "한국에 대해 많이 아는 만큼 한국 교회에 더 잘 봉사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을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교황을 대리하는 목자로서 그가 느낀 소회와 한국 교회, 한국민에게 바라는 모습은 어떤 것일까.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 사장 조정래 신부가 알프레드 슈에레브 주한 교황대사를 만나 들어봤다. 대담은 지난 2월 28일 서울 자하문로 주한 교황대사관저에서 이뤄졌다.







- 주한 교황대사로 임명된 지 만 1년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시면서 느낀 한국민과 한국 교회에 대한 인상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2018년 5월 말쯤 한국에 와서 보니 한국민들이 얼마나 예절 바르며 미소 짓는 분들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저에게 한국에 가면 살아 있고 생동감 있는 교회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저는 한국 교회가 생동감 있고 살아 있음을 보았습니다. 제가 몇 개월 동안 신학교와 수도회들을 방문했는데 감명을 참 많이 받았거든요. 특히 신학생과 수도자들이 많고, 젊은 수도자와 성소자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교회가 풍요롭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교회가 살아 있으며 주님의 복음을 따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성인이 세례를 받고 있습니다. 저도 몇 번 성인 세례를 준 적이 있습니다."



- 한국 국민은 물론 신자 중에서도 교황대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교황대사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요.

"교황대사를 일컫는 'Nuncio'(눈시오)라는 말은 라틴어로 '전령'(nuntio)이라는 뜻입니다. 국가 정상의 메시지를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저는 교황 성하께서 한국 정부와 가톨릭교회에 전하고 싶은 모든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입니다."



- 언론에서 대사를 '프란치스코 교황의 친구'라고 표현합니다. 개인적으로 교황님과의 특별한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시지요.

"그렇게 표현해 주시니 감사합니다만 '친구'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협조자'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교황님과 여러 가지 일화가 있는데, 하나만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교황으로 선출된 후에 성 요셉 상을 선물 받으셨어요. 요셉 성인께서 누워서 자는 모습인데, 이제부터 눈을 뜨고 일어나실 터이니 저 보고 잘 지켜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아무런 변화가 없어서 교황님께 무슨 뜻인지 여쭤보았죠. 교황께서는 기도 주제를 날마다 종이에 적어 성 요셉 상 밑에 놓으면 종이가 쌓이고 쌓여서 정말로 요셉상이 올라가고 높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요셉 성인에게 전구를 청하며 드리는 기도가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그분께서 들어주실 거라는 말씀이셨던 겁니다. 그런데 제가 대주교로 임명되고 주교품을 받은 날이 3월 19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이었습니다. 제가 최근에 교황님을 개인 알현했습니다. 제가 첫 번째로 드린 말씀은 저를 신뢰해주시고 한국에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한국에서 좋은 일을, 성소를 충만하게 완성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저에게는 있습니다."

▲ 주한 교황대사 임명 1주년을 맞아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왼쪽)가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사장 조정래 신부와 대담하고 있다.



- 교황님의 북한 방문 실현 여부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방북이 가능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교황께서는 공식적인 초청을 받으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십니다. 그분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힘써주시는 첫째가는 분이십니다. (북한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으면 방북이 가능한지, 상황과 조건들을 평가한 후에 결정하실 것입니다."



- 교황 방북을 위해 한국 교회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입니다. 가톨릭 신앙인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설득시킬 수 있습니다. 한국민 모두가 서로 화해하고 기뻐할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저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 전 세계에 중요하지 않은 나라가 없겠지만, 특별히 한국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들은 예수님 몸에 있는 상처와 같습니다. 한 가족끼리 서로 싸우고 죽이는 것은 커다란 고통입니다. 교황께서도 늘 말씀하신 것처럼 가톨릭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연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활동을 지원합니다."



- 한국 교회가 보편 교회와 아시아 교회 일원으로서 특별히 어떤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하십니까.

"이미 한국 교회는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주교회의와 각 교구에 설치된 민족화해위원회에서 포럼과 회의, 순례 등을 통해 다양한 사목 활동을 펼치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또한, 한국 교회는 많은 사제와 신학생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통일에 대비해 북한 지역에 선교사를 보낼 준비를 하는 것도 좋은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 교황께서는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강조하시면서, '가난한 교회'가 될 것을 주문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회가 부유해진 나머지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가난한 교회,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가까이하며, 함께 사는 것이야말로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복음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한국 교회가 그런 모습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가 제대로 하고 있지 않거나 부족함이 있다면 교황대사로서 살펴볼 것입니다. 하지만 비판만 하지 말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가톨릭 기관과 단체들을 먼저 도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예로 꽃동네를 방문해보면 알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과 얼마나 가까이하고 있는지를, 또 소외당하는 이들을 돕고 있는지를 말이죠."



- 교황께서는 오늘날 평신도는 '지시를 받는 이'로, 성직자는 '통치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고 지적하신 바가 있습니다. 평신도와 성직자들이 쇄신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복음을 따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을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무릎을 꿇고 당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그 모습을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가톨릭의 모든 성직자와 평신도가 예수님의 그런 모습을 본받고 따른다면 행복한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 지난해 가톨릭교회는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열고, 이 시대 청년들과 함께 걷기 위한 지혜를 모색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시노드 후속 문헌을 통해 지역 교회에서 젊은이를 동반하는 사목이 구체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 현실 속에서 젊은이들과 동반하는 사목에 대해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저는 한국 주교회의 안에 젊은이 사목을 위한 부서가 있으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3년마다 열리는 세계 청년대회 외에도 (내년부터) 해마다 교구 청년대회를 개최하려는 계획을 한국 주교님들에게서 들었습니다. 각 교구의 젊은이들이 모여서 자신의 신앙과 체험을 나누는 것은 참으로 좋은 계획입니다. 저도 성심껏 돕고 격려하고 싶습니다."



- 교황대사께서는 평소에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지요. 특별히 가 보고 싶은 곳이 있으신가요.

"특별히 한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는 건 제 꿈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등산 가방을 메고 북한 지역의 산을 꼭 가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의 꿈이자 소망입니다."



-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교회 언론의 사명을 다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가톨릭 미디어는 복음화를 위한 중요한 도구입니다. 복음을 전하고 좋은 가치들을 널리 알리는 일에 가톨릭 언론인들이 전문가다운 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한국 신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모든 한국민에게, 북한과 남한의 모든 분께 한국말로 이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 사람 사랑합니다~'.

정리=윤재선 기자 leoyun@cpbc.co.kr